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 에쿠니 가오리 / 16.05.09 - 16.05.14
p.69폭죽은 잔뜩 있고, 밤은 끝없이 길었다. 나는 이렇듯 셋이서 불꽃놀이를 하는 빛나는 여름밤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방해물로 여겼던 가로등의 휘황함도, 그 주변에 있는 미세한 벌레조차도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왔다. p.91해질녘이라는 애매한 시간이 나는 좋다. 주부가 장보러 가는 시간, 아이들이 골목에서 뛰노는 시간, 장밋빛과 회색빛과 연푸른빛이 한데 섞인 듯한 공기, 무논에선 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벼 이삭이 사각사각 건조한 소리를 내고 있다. p.241인생은 즐기기 위해 있는 것이고,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보고싶을 때 봐야 하고, 그때가 아니면 갈 수 없는 장소, 그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것, 마실 수 없는 술, 일어나지 않는 일이란 게 있다. p.267화창한 날이다. 해질녘, 오늘의 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