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쟁이

(3)
우주와 그 안의 나를 찾아서, 그리고 우주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 대하여 - <날마다 천체물리>를 읽고 -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쾌청한 계룡의 어느 가을 밤, 기상관측을 위해 사무실 밖으로 나선다. 내 머리 위에는 이제 막 남쪽 하늘의 천장을 달리기 시작한 페가수스자리와 페르세우스자리가 보인다. 동쪽을 바라보면 마차부자리와 황소자리, 그리고 오리온자리가 서서히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이렇게 밤하늘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중학생 때 경험했던,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우주의 풍경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그저 황홀했다. 9년 전 가족들과 소백산 자락으로 여행을 갔을 때 마주했던 그 한여름의 밤하늘과 은하수가. 금방이라도 내 눈동자 속으로 와르르 쏟아질 것만 같았던 보석 같은 별들의 향연이. 그날 보았던 정경에 압도된 나는 그 뒤로 밤하늘과 우주, 천체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관련 서적들이..
나중에 뭐하면서 밥 빌어먹고 살지 - 진로 고민글 ‘나중에 뭐하면서 밥 빌어먹고 살지’ 군대에 있는 내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이다. 입대한 지 몇 달도 채 안되었을 땐 다른 고민 하나 없이 그저 전역만을 바라보고 살았는데, 전역을 두 달 정도 앞두고 부턴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나의 미래에 대해 고민한다. 천문학에 어떤 식으로든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에게 ‘왜 천문학을 공부하세요?’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이렇게 답할 것 같다. ‘아름다운 별들로 수놓인 밤하늘을 보고’, ‘우주와 관련된 책이나 영상을 보고 흥미를 느껴서’ 등등. 나는 좀 달랐다. 아마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언저리였을 것이다. 어느 드라마 재방송의 한 장면 속에 ‘망원경’이라는 물건의 모습이 잠깐 스쳐지나갔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망원경은 순식간에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18-1 군인정신 리더십과정 병사반 당선작 : 천안함 견학 소감문 2010년 3월 26일, 당시의 나는 새 학기를 맞아 친해진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바빴던 중학생이었다. 그날 밤 21시경, 백령도 인근 해안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천안함’이라는 군함이 침몰했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하게 되었다. 그 후 몇 달 동안 천안함 침몰의 원인 규명, 인양 문제 등등의 소식이 귓가에 많이 들려왔다. 솔직히 말하면 그땐 천안함 사건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고, 나와는 거리가 다소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천안함이라는 배에서 열심히 나라를 지키던 군인아저씨들이 북한의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인해 많이 돌아가셔서 안타깝다는 것, 그뿐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2017년 4월의 나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진주 교육사령부의 공군훈련소에 도착해있었다. 힘들었지만 보람찬 훈련을 마치..